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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그랑프리 불참은 ISU의 자업자득
어제(7.19) 새벽에 올댓 스케이트 서머 아이스쇼를 위해 김연아, 곽민정 선수가 입국했습니다. 입국 기자회견에서 김연아 선수가 이번 시즌에 대한 계획을 밝혔는데요. 지난번 캐나다로 출국할 때 은퇴 관련 기자회견에서도 생각보다 빨리 결정을 발표해서 놀랐었는데, 이번에도 역시 그에 못지않은 깜짝 발표를 했습니다.


바로, 이번 그랑프리 시리즈 출전을 스킵하고, 세계 선수권 대회만 참가하겠다구요. 

결과적으로 매우 현명한 결정이라고 생각되구요. 일면 ISU 가 자초한 자업자득적 측면이 있다고 봅니다.


 개정된 룰의 적용 실태 파악  


사실 지금까지 피겨 경기의 채점을 보면, 룰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보다, 어떻게 적용되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과거 플립과 러츠 점프의 엣지 사용에 대한 룰 자체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헌데 엣지콜을 받아야 하는 선수가 아니라 교본과 같은 명품 플립 점프를 구사하는 김연아 선수에게 악용되었습니다. 후에 여기저기 각국 해설자들이나 피겨계 전설적인 선수들이 김연아 선수의 플립 점프를 칭찬하는 멘트가 나오면서 김연아 선수에게 따라붙던 어텐션 마크가 사라졌죠.

이렇게 정상적인 룰 마저도 악용하는 세력들이 이번엔 자신들의 입맛대로 룰을 바꿨으니, 과연 어떤 상황이 연출될 지 상상하기 힘듭니다. 실제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어떻게 적용이 되는지를 관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명 아사다룰로 불리고 있지만, 어찌 생각해보면 점프가 불안한 다른 선수들에겐 공평하고, 기술이 완벽한 김연아 선수에게만 불리한 상황이니, 아사다룰이 아니라 김연아룰 일지도 모르는 상황이니까요.




 일명 아시아(?) 시리즈  


지금 상황으로는 일본이 ISU 전체를 쥐고 흔드는 모양새 입니다만, 흔히들 중국이나 대만, 거기에 우리나라까지 포함해서, 일본 지부라는 웃지못 할 얘기가 있을 정도로, 아시아 지역은 일본의 손아귀에 쥐어져 있습니다.

그런데 올해 그랑프리 시리즈 일정을 보면, 김연아 선수가 예정대로 참가한다고 했을때, 중국, 러시아 그랑프리, 그리고 파이널에 진출한다면, 다시 중국, 사대륙은 대만, 월드는 일본. 그야말로 아시아 시리즈라고 할만 합니다.

말도 안되는 아사다룰까지 만들었으니 그걸 김연아 선수에게 적용을 시켜야하지 않겠습니까? 편파 판정이라는 잡음을 최소화하면서 자신들의 목적을 이루려면, 조금씩 간을 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중국과 대만은 자신들 안방과도 같으니 여러가지 작전을 구사해 보고 반응에 따라 계산서를 뽑아보고, 다음 카드를 준비하는....

김연아 선수의 명품 플립에 어텐션 마크가 따라다니게 된 경위를 생각하시면 쉽게 아시겠죠?

그런데 김연아 선수가 그랑프리 시리즈 불참을 선언하면서 저들이 계산서를 뽑을 기회가 아예 차단된 것이죠.

그랑프리 시리즈에 비해서 세계 선수권 대회는 TV 중계도 늘어나고 보는 눈이 많아지기 때문에 섣불리 움직이다가는 문제가 커질 수 있습니다. 모르긴해도 아마 좀 당황스러울 겁니다. 자신들의 뜻대로 일이 풀리지 않을 것 같으니까 이런 저런 구실로 비난의 목소리를 높일 겁니다.





 독창성 모방 기회 차단  


피겨 경기에서 흔한 경우는 아니지만, 한 선수가 시즌 중에 프로그램을 바꾸는 경우를 가끔 보셨을 겁니다. 시즌 시작전에 몇개월간 익혀온 새로운 프로그램의 안무나 의상이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는다거나, 결과가 좋지 않다거나 하는 경우죠. 그러면 대부분 지난 시즌에 했던 익숙한 프로그램을 가져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간혹 새로운 프로그램을 가져오기도 하지만요.

그런데 몇년 전부터 유독 김연아 선수의 의상이나 음악, 독창적 안무등을 모방하는 듯한 선수가 눈에 들어옵니다. 

김연아 선수가 워낙 피겨계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내다 보니, 해당 시즌이 지나고나서, 쥬니어 선수들이나 중하위권 선수들이 비슷한 음악이나 구성을 흉내내는 경우는 이해가 됩니다. 그런데 나름 상위권에 있다는 선수가 포디움을 놓고 경쟁하는 선수의 음악이나 의상, 안무등을 비슷하게 따라한다.....

그것도 월드를 코앞에 두고 갑자기 바꾼 의상과 음악, 안무가 어떻게 그렇게 비슷한지........

누구도 시도하지 못한 독창적 프로그램이라는 점을 좀 희석시키려는 의도라고 밖엔...

그런데 이제 그럴 기회가 없어져 버린거죠.





 은퇴 여부 논란 종지부  


지난 출국 기자회견때 은퇴는 아니라고 분명히 밝힌 후에도 역시나 은퇴와 관련된 기사가 몇번 나왔습니다. 그때 제가 500원 걸었었는데.....

세계 선수권 대회를 참가한다는 얘기는 현역 선수로 계속 뛰겠다는 거니까, 이제 다시는 은퇴 여부에 대한 이야기는 안들어도 될 겁니다.





 ISU 의 자업자득  


김연아 선수가 참가하는 대회와 그렇지않은 대회는 언론이나 팬들의 관심도에서 현저한 차이를 보입니다. 심하게 얘기하면 대회의 흥행여부는 김연아 선수의 참가여부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세계 각국의 어린 선수들에게 좋은 롤모델이 되고, 김연아 선수의 독창적 프로그램은 다음 시즌 여자 피겨계의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정직하고 완벽한 기술에 누구도 넘보기 힘든 예술성, 수려한 외모와 끼, 겸손한 성품까지 겸비한 스타 플레이어는 그렇게 흔하지 않습니다. 

경기외적으로도 타임 100인에 선정되고, 동계스포츠 선수로는 처음으로 유니세프 국제 친선대사에 임명되면서 전세계에 피겨 스케이팅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습니다.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에 더없이 좋은 수퍼 스타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당장의 사익에 눈이 어두워서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는 ISU가 참 한심스럽기까지 합니다.

제대로 된 대우는 커녕, 터무니없는 엣지콜, 다운그레이드, pcs 장난질로도 모자라서, 올림픽을 앞두고 사대륙 대회를 참가하라는 압력을 행사하질 않나, 말이 안나오는 악질 룰 개정을 하질 않나......

일본이 벌인 일이긴 하지만, 결과적으로 모든 걸 감독하는 ISU 의 자업자득인 측면이 있는 점 부인할 수 없습니다.

김연아 선수가 없을때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ISU가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별한 대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그저 판정의 공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피겨의 인기를 살리기위해 ISU 가 해야할 가장 시급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일각에서는 그랑프리 시리즈 불참으로 판정에서 불이익을 받는 게 아니냐는 걱정도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지금까지도 판정에서 불이익을 받아왔으니 뭐 새삼스러울 것도 없습니다. 행여 세계 선수권에서 지금보다 더 표나게 불이익을 준다면??....글쎄요. 

현 세계 최강자이자 올림픽 챔피언이 시즌들어 처음 참가하는 세계 선수권 대회이니, 세계 각국에서 TV중계는 물론 언론의 관심이 폭발적일텐데....... 보는 눈들이 많아서 그리 쉽지는 않을 겁니다. 

김연아 선수와 어머님, 그리고 브라이언 오서 코치를 비롯한 드림팀 만큼 현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사람들은 없습니다. 주변에서 생각할 수 있는 우려스러운 상황 정도는 충분히 예상하고도 남았을 겁니다. 



딱 하나 아쉬운 점이 있다면, 어쩌면 이번 아이스쇼가 올해 김연아 선수의 연기를 볼 수 있는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른다는 점입니다. 



그래도 3월에 있을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 보여줄, 플라멩고일지 탱고일지 모를 스페니쉬풍의 프로그램에 대한 즐거운 기대가 남아있어서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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